비전공자 부트캠프 수료 후 근황

오랜만에 개발 블로그에 근황을 남긴다. 취업 후 바쁜 업무와 인생의 빅 이벤트인 결혼이 있어서 한동안 블로그를 소홀히 했었다. 지난 2월 스파르타 코딩클럽 항해99를 수료하고 스프링 개발자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취업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시 대학교 4학년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그때 보단 스트레스가 덜했다. 어차피 나의 수준 (비전공자 부트캠프 3개월 공부)을 생각하니 그렇게 바라는 게 많지 않아서였다. 회사 입장에서 나를 개발자로 뽑을 이유가 딱히 없다고 생각해서 작은 회사, 신생 회사 위주로 넣었다. 이제는 큰 규모 회사가 싫기도 했기 때문이다. 업계 평균 초봉 범위에 들기만 한다면 땡큐였다. 

부트캠프 수료 기념 여행

비전공자 부트캠프 출신 취업 하다

이력서를 넣은지 한달이 다 되어가니 여러 회사에서 면접 제의가 들어왔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위주로 넣었는데 시드 단계에서 부터 시리즈 C, 중견 기업에서 면접 제의가 들어왔다. 그러다가 면접 본 곳 중 가장 나를 필요로 할 거 같은 곳으로 선택했다. 나는 스프링을 겨우 3개월 정도 공부한 완전 초짜인데 node.js를 시키겠다는 곳이었다. 고심 끝에 취직을 결심하고 들어간 곳에서 처음 2주동안은 node.js를 공부하고 바로 개발에 투입되었다. 스프링에 비해서 node.js는 쉬운 편(?)이었다. MongoDB를 사용하는 데 SQL보다 휠씬 개발하기 쉽다. 사람들도 좋고 시니어 개발자와 붙어서 일하는 환경도 모르는 것을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환경도 좋다. 입사 3개월 후에는 주 3일 재택도 가능해졌다. 취업 후 3군데 정도에서 더 면접 제의가 왔었고 규모도 훨씬 크고 업력도 훨씬 오래된 곳들이었지만 고사했다. 재택은 최고의 복지다. 

 

주니어 개발자 7개월 후기

개발자가 스트레스가 아예 없는 직업은 아니지만 (그런 직업은 없다. 백수도 스트레스가 있다.) 전에 내 전공일을 하며 사람 스트레스와 내 잘못이 아닌 타인의 잘못된 결정과 판단으로 밤을 새던 날과는 다르게 나의 미숙함과 잘못으로 밤을 새기 때문에 훨씬 낫다. 전직장에서 스트레스가 100이었다면 여기는 10 정도다. 내 업무량은 나의 숙련도와 관련해서 결정된다.  내가 못하면 밤새는 거고 빨리 잘하면 빨리 퇴근하는 거다. 이제 코딩의 ㅋ을 안지 겨우 1년 밖에 안된 비전공자 부트캠프 출신이 개발자로 취직을 했기 때문에 오래 걸리고 실수가 많고 아는 게 없는 게 당연해서 야근을 하는 것에 불만이 없다. 납기를 맞추는 것이 좀 스트레스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체감 상 스프링보다 노드가 상대적으로 쉽다. SQL보다 NoSQL이 쉽다. 

 

스타트업 주니어 개발자

사실 스타트업이란 곳에서 일하는 것은 꽤나 모험적인 일이다. 작은 초기 인원으로 많은 것을 하려다 보니 개발 업무 이외에도 할 것들이 생긴다. 전공을 살려 IR 자료 리서치를 도와드린 적도 있다. 아마 이게 내가 빨리 취업된 이유일 것 같기도 하다. 매 주 각자 자유 주제를 가져와서 모든 구성원 앞에서 스터디 발표를 한다. 생각해보니 다음 주는 내가 발표를 하는 날이다. 큰일이네. 매 주 주제를 생각하는 것도 고역이다. 한 사람이 여러가지 업무를 같이 하다 보니 정신이 없을 때도 있지만 스타트업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회사가 성장하는 게 눈에 보여서 다들 바쁠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물론 개발 업무가 95%다. 다른 걸 같이 할 여력이 안되는 것도 있다. 그래도 나의 아이디어와 제안들이 받아질 때도 종종 있어서 탑 다운 방식이 99.9%였던 전 직업 보다는 훨씬 직업 만족도나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 연봉은 전보다 3분의 1이 되었지만 돈보다 마음 편한 게 최고다. 아무래도 스타트업은 빨리 성장하는 게 목표인지라 고객의 니즈를 빨리 맞춰주려하고 그에 따라 개발 일정도 산정이 되기도 한다. 

 

node.js를 취업해서 2주 배워놓고 개발자로 일 한지 벌써 7개월이 흘렀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고 비동기, 동기가 나를 괴롭히지만 향후 5년 간은 계속해서 개발을 할 것 같다. 개발일은 재미있고 늘 흥미롭기 때문이다. 5년이라는 짧은 텀을 잡은 이유는 인생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 나도 처음 취업했을 때 그 회사 10년 다닐 줄 알았다. 코로나 터질 줄 몰랐고 개발 배울지 몰랐고 올해 결혼할지도 몰랐다. 

 

스타트업의 흔한 전체 회의

 

 

 

+ Recent posts